
AI 서버 턴키 사업, 성장과 저마진의 공존
슈퍼마이크로는 서버, 스토리지, 랙 스케일 솔루션까지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하드웨어를 통째로 설계·조립해 공급하는 회사입니다. 모듈형·개방형 표준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고객사 요구에 맞춰 빠르게 커스터마이징하는 방식이 강점으로 꼽히며, 현재 매출의 90% 이상이 AI 인프라 관련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개별 서버 단위 판매를 넘어 랙 단위, 나아가 데이터센터 '공장' 전체를 통째로 설계·공급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도 최근 눈에 띄는 변화입니다. 2026 회계연도 2분기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123% 급증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습니다.
문제는 이 성장이 저마진 구조 위에 서 있다는 점입니다. 같은 분기 총이익률은 9.5%에서 6.4%로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서버 부품을 조립해 파는 사업 특성상 원가 협상력이 약하고, 델이나 HPE 같은 경쟁사와의 가격 경쟁이 마진을 계속 갉아먹는 구조입니다. 부품 대부분을 엔비디아, AMD 같은 소수 공급사에서 받아와 조립하는 방식이라 부품 가격이나 공급 일정이 조금만 흔들려도 원가율에 바로 반영되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최근 4분기 잠정치에서 마진율이 15~17%로 크게 개선됐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주가가 급등했지만, 직전까지 마진이 한 자릿수까지 눌렸던 걸 감안하면 이번 개선이 일회성인지 추세적인지는 다음 분기 확정 실적을 봐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성장률과 수익성이 동시에 따라오는 그림이 아니라, 성장은 빠른데 수익성은 뒤늦게 쫓아가는 형태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고객 집중 리스크, 대형 계약 하나에 흔들리는 실적
슈퍼마이크로의 가장 큰 구조적 리스크는 고객 집중입니다. 최근 실적 기준으로 단일 고객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63%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소수의 대형 클라우드·AI 인프라 고객이 발주를 미루거나 물량을 조정하는 것만으로 전체 실적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AI 프로젝트 자체가 개별 계약당 규모가 크고 분기 단위로 몰려 들어오는 경향이 있어, 매출이 매끄럽게 우상향하기보다 계단식으로 튀는 모습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최근 4분기 잠정 실적에서도 매출은 기존 가이던스 하단에 머물렀는데, 회사 측은 공급망 부품 수급 지연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대형 고객 한두 곳의 발주 시점이 조금만 밀려도 분기 매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여기에 수출 통제 위반 의혹에 대한 이사회 차원의 독립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도 변수입니다. 회사 측은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전망치는 물론 이전 분기 실적까지 소급해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공시했습니다. 과거 회계 처리 문제로 감사인이 교체됐던 이력까지 감안하면, 실적 발표 자체의 신뢰도를 시장이 유독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종목이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 겪었던 변동성, 그래서 비중을 낮게 가져가는 이유
몇 해 전 SMCI를 소액으로 담았다가 하루 만에 15% 넘게 빠지는 걸 겪은 적이 있습니다. 이유를 찾아보니 특정 고객사향 수주 일정이 다음 분기로 밀렸다는 뉴스 때문이었는데, 실적 발표문 몇 줄이 아니라 뉴스 헤드라인 하나에도 하루 만에 주가가 크게 흔들리는 걸 겪고 나서야 이 종목의 변동성 체감이 됐습니다. 그때는 손절도 익절도 아닌 어정쩡한 타이밍에 팔았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그 뒤로는 이 종목을 포트폴리오의 핵심으로 두지 않고, 전체 미국 주식 비중 중 소수 종목에 한해 낮은 비중으로만 편입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AI 서버 수요 자체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많지만, 그 수요가 슈퍼마이크로 한 곳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배분될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실적 발표를 전후해 하루 이틀 사이 두 자릿수 % 변동이 흔한 종목인 만큼, 한 번에 목표 수량을 다 채우기보다 여러 번에 걸쳐 나눠 사고 나눠 파는 원칙을 지키는 편이 저는 더 낫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