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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서프라이즈 실적 그 다음

by kknoy 2026. 7. 28.

데이터센터는 웃고 파운드리는 아직

 

인텔은 크게 세 축으로 돌아간다. PC용 CPU를 만드는 클라이언트 컴퓨팅, 서버용 반도체를 다루는 데이터센터·AI 사업, 그리고 남의 반도체까지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다. 2026년 2분기 매출은 161억 달러로 전년 대비 25% 늘었고, 특히 데이터센터·AI 부문이 59% 급증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15년 만에 가장 강한 분기 성장이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클라이언트 컴퓨팅 부문도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며 PC 수요가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시켰고, AI 관련 매출은 전사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커졌다는 설명도 나왔다.

문제는 GAAP 기준으로는 여전히 21억 6천만 달러 규모의 순손실을 냈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와 맺은 CHIPS Act 지분 관련 평가손실 125억 달러가 반영된 결과다. 실제 영업에서 난 손실이라기보다는 회계상 평가손실 성격이지만, 정부 지분 참여라는 구조 자체가 주가 변동성 요인으로 계속 남아 있다는 점은 참고할 만하다. 파운드리 사업의 외부 고객向 매출도 약 2억 9천만 달러 수준에 그쳐,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즉 데이터센터·AI 사업의 성장세가 실적 전체를 이끌고 있는 반면, 인텔이 오랫동안 강조해온 파운드리 사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평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웨이퍼, 메모리, 서브스트레이트 등 공급망 전반의 병목도 여전히 남아 있어 수요를 다 받아내지 못하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300% 오른 주가, 밸류에이션 부담

 

이번 실적에서 가장 자주 언급된 밸류에이션 이야기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인텔 주가는 최근 1년 사이 300% 넘게 올랐다. 실적 발표 다음 날에도 주가는 두 자릿수 퍼센트 상승했는데, 이 정도 상승 폭이 쌓인 뒤에는 좋은 실적이 나와도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의문이 함께 따라붙는다.

3분기 가이던스는 매출 158억~168억 달러, 비GAAP 주당순이익 0.38달러 수준으로 제시됐다.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숫자이긴 하지만, 이미 주가에 상당한 회복 기대가 선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18A 공정 수율이 예상보다 앞서가고 있다는 발언, 대형 클라우드 업체와의 생산 계약 소식, 구글 클라우드와의 AI 협력 확대 등 호재가 겹치며 실적 발표 전부터 이미 주가가 강세를 보였던 점도 부담 요인이다.

연간 설비투자는 200억 달러를 넘길 예정이고 2027년에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고됐다. 미국 내 생산시설 확장과 첨단 장비 도입에 들어가는 돈이라 방향성 자체는 이해가 가지만, 이 투자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돌아오는 시점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주가가 이미 큰 폭으로 오른 상태에서, 다음 몇 분기 동안 이 기대를 계속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은 고스란히 남아 있고, 하반기 PC 시장이 계절적 성수기 대비 둔화될 수 있다는 언급도 함께 나왔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인텔이 강조하는 AI 서버 수요와 파운드리 전환 스토리가 실제로 맞물려 돌아가는지, 아니면 일시적인 재고 보충 수요에 가까운지도 다음 분기 실적에서 갈릴 부분이다.

 

내 판단 기준은 확인 먼저다

 

몇 년 전 인텔 주식을 들고 있다가 파운드리 전환기 내내 지지부진한 주가를 견딘 적이 있다. 실적 발표마다 "다음 분기엔 나아지겠지"라는 말만 반복되는 걸 지켜보다 결국 손절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 2분기 실적을 보면서 그때 생각이 났다.

다른 점은 이번엔 숫자로 확인되는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센터 매출 59% 성장, 가이던스 상회, 18A 수율 개선처럼 구체적인 지표가 뒷받침된다. 예전처럼 막연한 기대에만 기대는 스토리가 아니라는 뜻이다. 파운드리 외부 매출 규모가 아직 작다는 점도 숫자로 드러나 있어, 낙관도 우려도 근거를 갖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이 부분이 예전 인텔 투자와 가장 크게 달라진 지점이라고 본다.

다만 300% 넘게 오른 주가는 그 자체로 다음 실적에 대한 부담이다. 지금 신규로 들어가기보다는, 파운드리 외부 매출이 실제로 늘어나는지, 다음 분기 가이던스를 다시 상회하는지, 공급망 병목이 완화되는 흐름이 보이는지를 확인하고 비중을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급하게 따라 들어가기보다는 두세 분기 정도 지표를 더 지켜보는 쪽이 개인적으로는 마음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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